'이젠 비극 멈춰야' 발달장애인 청년·어머니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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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장가센터 조회 2,414회 작성일 20-06-11 15:04본문
발달장애 청년·어머니 비극적 죽음에 애도
주거·교육 등 각 분야 장애지원 정책 제안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최근 광주에서 숨진 발달장애 아들과 그 어머니의 넋을 기리며 장애인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추모제가 열렸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본관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발달장애인 청년과 어머니를 애도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자전거 도로변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50대 여성과 발달장애인인 2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 등 100여 명은 희고 검은 장례복을 갖춰 입고 국화 1송이씩을 손에 들었다. 휠체어·목발 등 보조기구에 의지한 장애인들도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써진 추모 배지를 옷에 달았다.
이들은 발달장애 가족의 현실과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는 팻말을 들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국가 책임을 요구했다.
대형 현수막에는 '함께 살고 싶습니다. 대답하라! 인권도시 광주여 대답하라! 내가 살 곳은 어디냐!'라는 절규 섞인 목소리가 담겼다.
장애인부모연대는 비극적인 모자의 죽음을'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11년간의 의무 특수교육기간 이후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이 겪는 고통과 슬픔도 이야기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사태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더욱 가혹했다. 학교를 비롯해 어느 곳에도 다닐 수 없게 됐다"며 "학교가 멈춘 사이, 학교 울타리 밖으로 내쳐진 장애아동은 또래 집단에게 모진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갑갑하고 달라진 일상에 불안·우울감과 함께 돌발 행동·퇴행을 보이기도 하는 발달 장애인을 보는 가족들은 매일 절망했다"며 "이러한 절망에 어머니는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세상을 버린 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요구하는 정책들을 국가가 마지 못해 내놓는 듯 하다. 정책이 제한적이고 분절돼 있다"며 "사회 또한 차별과 배제의 오랜 역사를 방치하거나 조장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사회·이웃·친구 그 누구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을 내버려 두지 말아달라"며 "더는 희망을 찾지 못해 이 땅을 버리고 떠나는 이가 없길 바란다. 좋은 이웃의 세상을 원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1월 발달장애인에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도 2016년 전국 최초로 발달장애인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했지만 예산 상 이유로 발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광주시에 발달장애인 지원 관련 정책을 긴급 제안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관련 정책 개발과 돌봄·자립지원 등을 전담할 '전문관' 채용부터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중심의 주거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발달장애인이 전문가와 함께 거주하며 높은 수준의 보호·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발달장애인거점 병원·행동발달증진 센터 설치 ▲발달장애인 평생교육기관 지원 예산 확대 ▲장애인 가족 지원 체계(행정 전담 2개팀 신설) 구축 등을 촉구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이용섭 광주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같은 정책 제안을 전달했다.
추모제는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어머니를 위한 헌화로 마무리됐다.
한편 광주 지역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7871명이다. 전체 등록 장애인 7만185명 중 11%를 차지한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장애인부모연대가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본관 앞에서 최근 숨진 발달장애 아들과 그 어머니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를 열고 있다. 2020.06.11.wisdom21@newsis.com☞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