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원 “제도를 바꾸는 ‘나쁜 장애인’…삶은 지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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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장가센터 조회 1,907회 작성일 23-09-15 16:15본문
- “나는 나쁜 장애인입니다”...제도를 바꿀 수 있는 장애인
- 전장연 박경석 만나 시민단체 활동...“삶과 죽음을 건 투쟁”
- 투쟁이란 말의 재정의..투쟁은 성공·극복이 아닌 연대와 공감
- 장애인들이 시위하는 이유는 딱 하나..“인간답게 살고 싶다”
- 저상버스 다 보급됐다? 서울 외 지역은 아직 부족한 게 현실
- 언제까지 장애인의 삶은 ‘지연’돼야 하나...이젠 목소리 들어야
- 집시법 개정 추진? 국민은 투표용 거수기 아냐..반민주적 발상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최경영의 최강시사>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9월 15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KBS 기자
■ 출연 : 변재원 작가 (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
▷ 최경영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8개월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는데요. 500일간의 전장연 활동 일기를 책으로 펴낸 분이 있습니다. '장애 시민 불복종'의 변재원 작가입니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분인데 나쁜 장애인, 나쁜 장애인이라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나쁜 장애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변재원 : 안녕하세요?
▷ 최경영 : 해맑으시네요, 눈동자가.
▶ 변재원 : 감사합니다.
▷ 최경영 : 변재원 작가는 한예종에서 예술경영 전공했고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공부했고 구글코리아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전장연이라는 시민 단체에 가셨네요.
▶ 변재원 : 네. 세상사 참 알 수 없는 것 같기는 한데요. 제가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저를 착한 장애인이라고 표현하는데 쉽게 말하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 가고 엄마, 아빠 말 잘 들어서 좋은 직장 구하고 이런 삶을 살았던 시기가 꽤 오래 있었습니다.
▷ 최경영 : 구글코리아,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인데 구글코리아에서 좋은 장애인으로 있다가 전장연은 시위나 집회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하는 곳인데 본인 스스로 왜 좋은 장애인. 착한 장애인, 나쁜 장애인 이거는 스스로에 대한 어떤 위악인가요? 뭐라고 봐야 됩니까, 이거는?
▶ 변재원 : 예컨대, 이런 거죠. 제가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하는데 착한 장애인은 세상을 바꾸기보다 자기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고요. 나쁜 장애인은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장애인이라고 저는 표현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저의 삶을 바꾸던 장애인에서 제도를 바꾸고 싶은 장애인이 되었죠. 하지만 이거는 저의 마음인 거고 세상에서 이제 바라보아지는 어떤 풍경에서는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최경영 : 착한 장애인은 어떻게 보면 현실에 순응하면서 자신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에만 그칠 수 있지만 나쁜 장애인이라고 스스로는 말하셨지만 그거는 변방일지라도 사회적 변화를 일으켜 보고자 노력하는, 그게 되든 안 되든 간에.
▶ 변재원 : 그 오프닝 멘트를 좀 빌리면 시비와 이해가 있으면 시비 중 시를 제가 뭔가 세상에서 옳은 일을 좀 먼저 생각하는 게 이해의 과정보다 이것이 이익이 되냐, 아니냐보다 조금 먼저 따지게 된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 최경영 : '시'를 먼저 생각을 하셨는데 '해'를 입으셨을 것 같은데?
▶ 변재원 : 보통 입은 게 아닙니다.
▷ 최경영 : 어떤 해를 입으셨어요, 개인적으로는?
▶ 변재원 : 뭐 일단 비난도 많이 듣고요. 지금 이 시간에도 그렇겠지만 이제는 인터넷 켜서 저에 대한 댓글이나 이런 거 안 봅니다. 그러니까 세상 사람들이 당연히 저를 싫어하고 미워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 최경영 :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 변재원 : 뭐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게 저는 공인이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한두 건의 악플만 봐도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고요. 제가 막 이렇게 호기로운 영웅이 아니다 보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한 마음 다짐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조금 어렵고 고민이기는 하죠.
▷ 최경영 : 많이 보시면 그것도 이렇게 습관이 되시기 때문에 제가 드리는 조언은 많이 보시고 조금 이거를 그렇구나, 이런 의견도 있구나, 그런데 이분은 참 할 일이 없나 보네. 이렇게 생각하셔도 돼요.
▶ 변재원 : 선배님의 말씀이라서 약간 믿음이 갑니다.
▷ 최경영 : 2020년부터 2021년까지 500여 일을 지금 정책국장을 맡아서 활동하셨습니다. 제일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 변재원 : 저 사실 활동가가 되겠다, 시민 단체에서 일해야겠다. 이런 건 없었고요. 다만 석사 논문을 완성시켜야 되는데 당시의 주제가 왜 장애인들이 공공 건물에 접근을 못 할까? 이런 고민을 갖다가 유난히 접근을 못 하는 데 시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어요. 그게 아마 청취자분들께서는 사진을 보신 적 있을 텐데 흰 머리 할아버지 박경석 대표님이시거든요. 그래서 그분을 인터뷰를 했다가.
▷ 최경영 : 인터뷰를 했었어요?
▶ 변재원 : 네. 그런데 콱 잡힌 거죠. 잡혀서 그분이.
▷ 최경영 : 인터뷰를 하는 목적은 뭐였습니까?
▶ 변재원 : 왜 이렇게 데모를 많이 하시냐?
▷ 최경영 : 같은 장애인으로서 좀 물어보고 싶다?
▶ 변재원 : 네. 이렇게 한다고 이게 엘리베이터나 계단 같은 게 설치가 되지도 않고 달라지나 싶은데.
▷ 최경영 : 변화할 수 있나, 개혁할 수 있나?
▶ 변재원 : 네. 당신 왜 이렇게 거리에 나와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많이 끼치냐? 이렇게 질문을 했었죠. 그런데 사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인터뷰이로서는 저 사람이 나한테 시비를 거나라고 생각함직도 한데 그러시기보다는.
▷ 최경영 : 뭐라고 하던가요?
▶ 변재원 : "나에게 계단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다. 계단은 계단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거리에 나오는 건 이 눈앞에 보이는 계단 하나 때문이 아니라 내 삶과 죽음을 건 투쟁이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고 나서는 "당신은 우리를 이해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이라는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서 떠오르려고 하면 가라앉고 떠오르려고 하면 가라앉는 침전물 같은 존재다. 그래서 당신이 우리와 함께 활동을 해 준다면 그러면 우리 조금 더 열심히 투쟁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이렇게 떠오르고 한 사람이라도 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단을 오르는 것 대신 어떠한 접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설득에 넘어간 거죠. 그러니까 뭐 그거를 굉장히 나쁘게 보시는 분들은 선동에 넘어갔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최경영 : 뜻을 같이하신 거네요.
▶ 변재원 : 그렇죠. 그리고 이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최경영 : 월급은 받으셨어요?
▶ 변재원 : 월급 받았죠. 최저 임금 받았죠.
▷ 최경영 : 월급은 받으시고. 구글코리아 월급이랑은 많이 차이가 났을 것 같은데.
▶ 변재원 : 네. 좀 많이 차이 나는데요. 그런데 뭐 그게 살아가다 보니까 돈이 그렇게 중요한가 싶은 생각은 좀 들어서. 물론 돈은 중요합니다만,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만 제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제가 쓰는 게 많지가 않다 보니까 학식 먹고 월세 내고 이런 것들에 있어서. 그리고 또 다른 게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들은 취업이나 구직의 기회가 원래 많지 않았어서. 저도 그랬거든요, 구글 가기 전까지. 그래서 적게 쓰는 삶에 이렇게 적응이 되어 있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 최경영 : 이 투쟁이라는 단어에 싸운다. 기존 체제하고 싸우는 거잖아요. 그 체제와 싸우는 게, 맞닥뜨리는 건 바로 공권력일 것이고.
▶ 변재원 : 그렇죠.
▷ 최경영 : 그리고 시민들은 이 투쟁이라는 단어를 사실은 대부분 싫어해요.
▶ 변재원 : 무서워하고 싫어하고 혐오하죠.
▷ 최경영 : 무서워하고 싫어하고 혐오하고. 그 언어 자체도 싫어하는데 그 이미지, 아까 박경석 대표 이야기하셨지만 상징적인 이미지가 된 인물은 더 싫어하죠.
▶ 변재원 : 그렇죠. 끔찍이도 싫어하죠. 저도 사실 제 책 '장애 시민 불복종'에 같은 내용이 있는데요.
▷ 최경영 : 장애 시민 불복종.
▶ 변재원 : 네. 투쟁이라는 말을 대체 왜 쓸까? 그런 단어는 굉장히 과격하고 무섭잖아요.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저도 좀 인정을 잘 못 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무슨 사회 운동을 하다가 온 것도 아니고 무슨 뭐 평전을 읽고 인물이 되겠다고 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만 왜 투쟁이라는 단어를 쓸까를 고민했을 때 이런 것 같아요. 저는 그 투쟁이라는 단어의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극복이나 성공이 있는 것 같아요. 남들보다 더 성공하거나 아니면 남들이 해내지 못한 걸 나는 극복하거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투쟁이라는 단어는 누구보다 더 성공하고 누구를 밟고 일어서서 극복한다기보다는 같이 좀 잘 살아가면 안 되겠느냐.
▷ 최경영 : 투쟁에는 연대가 있군요. 공감이 있고.
▶ 변재원 : 연대가 있죠. 왜냐하면 사회를 바꾸자는 말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투쟁에 대해서 낯설지 않아진 게 있고요.
▷ 최경영 : 투쟁의 반대말은 극복이나 성공이다?
▶ 변재원 : 네.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거는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최근에 홍범도 장군 논란돼서 최근에 이회영 평전을 읽었는데 당시에 신채호 선생님이나 독립운동가분들도 투쟁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거든요. 그게 결국은 개인이 잘 살아가기라기보다는 그러니까 우리가 자주적인 독립 국가로서 국민으로서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 최경영 : 그분들에게는 그게 그 당시에는 너무나 절절했고.
▶ 변재원 : 그렇죠. 그래서 굉장히 살벌한 이야기 많이 나옵니다. 일제에 아사당할 것이 아니면 투쟁이나 혁명을 해야 한다고 표현하거든요.
▷ 최경영 : 굶어 죽을 게 아니면.
▶ 변재원 : 네. 그래서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조금 그 단어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연대의 의미에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 최경영 : 그런데 지금 현재의 한국인이 장애인으로서, 한국의 장애인이 장애를 입고 가지고 사는 것은 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들이 그렇게 가슴 절절하게 뜨거울 수밖에 없을 정도로 투쟁했던 것만큼이나 상황이 심각하다.
▶ 변재원 :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사실 좀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죠. 그리고 저도 뭐 저희가 독립운동가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요. 다만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장애인들이 지금 거리에 나온 이유는 딱 하나거든요. 인간답게 살고 싶다. 그래서 그 안에서 학교도 가고 싶고 일도 하고 싶고 이동도 하고 싶다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섞여 나오는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장애인들이 지금 거리에 왜 나왔을까를 고민해 본다면 단 하나, 같이 어울려서 살고 싶은 그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만큼은 그리고 그것이 자주적으로 나 스스로 함께 뭔가 타인의 도움 없이 내가 최대한 나의 삶을 존엄 있게 이끌어 가고 싶어 하는 그 마음만큼은 조금은 비슷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최경영 : 그런데 한국 언론은 참 특이한 게, 좀 특이합니다, 진짜. 서구 언론은 이런 우리가 믿는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려고 하는 서구 언론은 이런 경우가 제발 좀 찾으면 저한테 좀 보여주세요. 이런 식으로 항상 파업이든 데모든 시위든 간에 첫 번째 나오는 단어가 시민 불편, 교통 불편 이거거든요. 그런데 그게 무조건 나와요, 무조건. 그런데 저도 이게 왜 이렇게 됐고 기자들도 과거에 그렇게 선배 기자들이 썼으니까 그렇게 하거든요. 그거 너무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런 상황 자체가.
▶ 변재원 : 아니요, 저는 보통 그런 이야기 들으면 사과부터 드리고 시작을 하는데요. 저는 조금 더 나아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장애 운동이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사실 언론에서 많이 다루거든요.
▷ 최경영 : 사람들의 인식도 그런 게 강하죠.
▶ 변재원 : 그렇죠. 그런데 저는 그렇게 묻고 싶은 게 있어요. 그러니까 여쭤보고 싶은 게 절박한 사람들에게 어떤 최후의 수단이 있을까? 그거를 여쭤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지금 거리에 나온 장애 당사자분들 그 자료 화면이나 뭐 나중에 다른 분들 찾아보시면 지금 20년 넘게 나온 거거든요. 그런데 시대가 계속 이 목소리를 묵살한 거죠. 이동하고 싶다, 학교 가고 싶다, 일하고 싶다라는 목소리를. 그래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마지막, 마지막 찾아온 것이 저는 결국은 지하철을 함께 출퇴근 시간에 타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하철을 출퇴근 시간에 같이 타는 것이 과격한가에 대한 질문은 저는 조금 번외로 하더라도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우리가 아까 특히 박경석 대표 말한 것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선으로 인지하는 그 사람들에게 20년 넘게 자신들의 삶이 지연됐다면 이제 나머지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제가 하나만 더 이렇게 말을 덧붙이고 싶은데요. 최근에 경상남도 진주를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갔는데 저상 버스가 아직 2020년 기준으로 2%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것도 굉장히 서울 중심적인 거예요. 절반 정도는 이제 저상 버스는 되지 않았느냐. 그런데 서울 바깥의 모든 전국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 그러니까 100대 중에 단 2대 정도인 거예요. 그래서 이런 상황을 우리가 언제까지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제 그 목소리를 들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경영 : 조금 보충해서 이야기를 하면 제가 느끼는 거는 그런 거네요. 그러니까 삶이 지연됐다는 게 우리가 한 80년 산다고 치면 똑같이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그 정도의 공공 편의 시설로 살 수 있는 80년과 그거를 전혀 못 누리고 사는 60년 플러스 조금 누리고 사는 20년이라고 생각을 해 보면 그 시간 60년은 얼마나 애통하고 본인들 입장에서는 안타깝습니까?
▶ 변재원 : 네, 속이 타죠. 이런 말이 있어요. 사람이 굶어 죽는 이유는 식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식량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서다라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저는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버스나 지하철을 눈앞에 두고도 그것을 탈 수 없는 이유는 버스나 지하철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탈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인 거거든요. 그래서 그 삶을 한평생 살았을 때 나보다 더, 이제 나와 친했던 사람들, 심지어 내 가족들이 그 버스에 태운 채로 나 혼자 손 흔들어 주면서 한평생을 산다는 건 굉장히 어렵고 힘들고 비참하고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디서 지연할 수 없는 거고요.
▷ 최경영 : 이렇게 해서, 투쟁과 데모와 시위를 해서 변화가 있습니까?
▶ 변재원 : 변화가 있죠. 변화가 무엇이 있냐 하면 가령 특수학교 설치라든지요. 아니면 심지어는 교통약자법이라고 불리는 저상 버스를 설치해야 한다는 법안이라든지요. 아니면 장애인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서 병원에 갈 수 있는 그 모든 권한들이 사실은 다 입법부에서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거리에 나온 시민들의 정직한 목소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 최경영 : 정부 여당은 불법 폭력 시위를 방지해야 한다. 집시법 관련 법 다 재개정을 추진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집회가 갖고 있는 어떤 사회 변화로서의 수단, 의미.
▶ 변재원 : 반민주적인 발상이죠. 왜 그런가 하면 민주주의 국가는 사실 거의 모든 국가들이 집회 시위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게 어떤 의미인가 하면 국민은 단지 투표용 거수기인 것이 아니라 주권자로서, 이 국가의 주권자로서 목소리를 내고 함께 이 국가를 만들어 가는 공화국의 시민이라는 뜻으로서 그게 헌법에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앞으로는 투표했으니까 대통령, 국회의원들이 다 결정할 테니 너네는 가만히 있어. 집회, 시위하지 마라고 하면 이거는 반민주적인 발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죠.
▷ 최경영 : 마지막으로 지금 교권 침해 문제도 큰 사회적인 이슈인데 장애인 교사들이 겪는 문제도 분명히 있을 것 같고.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교사들도 존중 못 받고 있는 사회잖아요, 결국 이렇게 보니까. 우리 사회가 어떤 공동체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고 보세요?
▶ 변재원 :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학교에서 경험하는 모든 민원과 행정 업무를 담당 교사에게 다 맡길 것이 아니라 이제 서구 사회처럼 교장, 교감 선생님 등 학교 관리자가 그 개입에 있어서 조금 더 경영에 철저하게 개입해야 하는 게 있고요. 두 번째로는 특수학급 교사라든지 아니면 장애 당사자 교사를 위해서 조금 더 많은 지원 인력이 배치되어야만 학생도 교사도 모두 행복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경영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장애 시민 불복종의 저자 변재원 작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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