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48] ① 김윤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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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장가센터 조회 2,047회 작성일 23-09-01 17:32본문
▲8월 8일 열린 화요집회에서 부모연대 서울지부 도봉지회 김윤주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아들 엄마입니다. 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선배 어머님들처럼 많은 경험적인 이야기는 적을 수 있지만. 그래도 지금껏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고 같은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공감이 되었으면 하는 자그마한 바램도 있네요. 초등 엄마들께 선배 어머님들의 조언도 듣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 아이는 도봉구에 살면서 노원구에 통합어린이집을 다녔어요. 13년생인 아이가 갈 수 있는 어린이집이 그때 당시에는 없었어요. 아직 기저귀도 못 뗀 5살 아이를 받아 줄 곳은 없었습니다. 가정어린이집을 졸업해야 하는데 참 막막했죠. 저는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노원구에 있는 통합어린이집에 가게 되었고요. 거기서 졸업하였습니다.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지 못하던 저는 통합어린이집을 보내면서 매우 힘들었어요. 단계가 있다고 하죠. 그 단계별 힘듦이 저에게도 왔었죠. 그러면서 성격까지 변하게 되고 위축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쳐가고 있었지요. 입을 닫고 마음을 닫게 되었고, 그렇다 보니 아이의 동생에게까지 영향이 가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는 깜짝 놀랐어요. 도대체 난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정신을 반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때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부모 교육을 찾아다녔습니다.
어느 복지관의 장애인식 개선 구연동화 모임을 보고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딴생각할 수 없는 게 공부만 한 게 없어 보였어요. 그래서 특수 교육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던 부분들이 점점 공부하면서 꿈이 생기더라고요. 지금도 그 꿈을 이루고 싶어 노력하고 있긴 합니다.
제가 부모 교육을 들으러 다니면서 아이 또래들의 엄마들을 알게 됐어요. 그 엄마들과 커뮤니티도 이루고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를 시작하면서 엄마들이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고 사회 참여 활동을 많이 진행하면서 혼자라서 못했던 부분들을 함께라서 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마을 공동체가 없어져서 너무 아쉽습니다. 그리곤 아이가 초등학교에 갈 때가 되었죠. 그런데 제가 보내고 싶은 학교는 (같은 어린이집을 다녔던 친구들이 간 학교) 집 근거리 순이라 갈 수가 없더라고요. 거기에다 그 학교에 가겠다고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온 아이들도 있었고요. 많이 고민하다가 특수학교를 알아보러 다녔어요. 양주에 새로 생겼다는 다 친환경소재로 지어졌다는 학교 있었습니다. 의정부에 송민학교, 도봉구에 도를 학교 등을 고려하다 보니 결정을 못 내리겠더라고요. 일단 이사는 해야 하는데 고민하다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아.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하고 특수학교가 멀어지자,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도 통합교육을 해보잔 엄마의 욕심이 다시 생겼습니다. 어린아이를 멀리 보내는 게 아이도 힘들지만, 저 또한 어린이집을 타구로 다니면서 많이 지쳐있었거든요. 아이가 배정될 학교에 상담하러 갔어요. 그런데 특수교사는 아이가 중증이라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저에게 팁까지 알려주시더라고요. 1지망에서 3지망까지 쓸 수 있는데 자기네 학교 쓰지 말라고.
다른 이야기도 많았지만 생략하고요. 씩씩거리며 나왔어요. 그리고 다른 학교도 상담해보았는데 그 학교는 너무 친절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내 집 앞에서는 왜 오지 말라 하는지 이건 엄연한 차별 아닌가요? 교육청 학교 배정신청서 쓰러 가서 학교에 상담했던 이야기 했고, 난 그 학교 못 보내겠다. 특수교사가 오지 말라는데 선생님 아이면은 보낼 수 있겠냐? 지원해 줄 수가 없다는데 우리 아이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냐고요. 우여곡절 끝에 그 학교에 갔고 상담했던 선생님은 저학년을 맡지 않는다고 하여 입학했습니다. 학교 측과 교육청과 지원 인력 부분은 공익을 더 배치한다고 결정이 났고요. 하지만 이것으로 되지 않죠.
저는 이미 도봉과 노원구 엄마들의 모임을 하고 있었기에 학교 엄마들을 찾았어요. 그래서 처음은 3명 정도가 특수교육대상자의 엄마들이 모였고 그 세력을 넓혀 나갔습니다. 현재는 아이 학교 특수교육대상자 엄마들이 가끔 모이기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며 현재 14명 전체가 모여 ‘선생님들께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지원되는 부분이 막히는 데 있으면 이야기해달라, 엄마들이 나서겠다. 도움을 드리겠다. 소통하고 있다’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엄마들은 학교에서 임원들을 하고 있어요. 그만큼 우리가 중요한 위치에 있어야 차별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학교 운영위원 3명 그중 한 명은 운영위원장이고 저는 학교 학부모회 부회장입니다. 회장은 안 하는 것으로 했어. 저희가 감투를 썼다고 한들 특수교육대상자 아이들을 위해 크게 뭐 하나 요구한 것도 없어요. 그래서도 안 되는 거 알고요. 저희는 특별 대우를 바라는 게 아니고 평범하게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학교를 잘 다닐 수 있는 게 목표니까요.
그런데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또 난관이 계속 온다더니 이젠 중학교가 걱정됩니다. 저희 아이 4학년이라 말씀드렸죠. 4학년이 되고 나니 이제 중학교를 보낼 생각에 걱정이 태산이에요. 집에서 가까운 일반 학교는 아이가 벅차 할 것 같고요.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특수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아이를 아침 일찍부터 보내는 부분도,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벌써 걱정합니다. 10분 거리에 가까운 특수학교는 타구라서 안된다네요. 초등 때는 근거리 어쩌고 하더니. 가까운 특수학교는 같은 교육권이 아니라 하고 아니 뭐 갈 수 있다 쳐도 현재는 특수학교에 티오도 없다는데 중학교 입학이 가능은 하겠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특수학교에 가면 중학교 과정부터 직업훈련을 받는다고 들었어요. 너무 어린 거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우리 아이들 느린 아이들이라 일찍부터 직업훈련을 한다는데 공부나 자립 생활 등을 좀 더 가르치는데 더 낳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또래 중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놀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직업훈련 좀 늦게 시작하고 그만큼 뒤로 더 하면 되잖아요. 안 그런가요?
내년에는 또 어떤 고민이 생길까요?
지금 당장 눈앞도 답답하지만 여기 오면서 많은 것을 배워가요. 그만큼 시야가 넓어져 멀리 바라보게 됩니다. 정말 우리 아이가 잘 살아가려면 나라가 마을이 돌봐주어야 하잖아요. 선배 어머님들이 말씀하시는 24간 돌봄이 허점이 없이 잘 구축되어 이루어지길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선배 어머님들이 터놓은 길들을 잘 갈고 닦아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2023년 8월 8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48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