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죽고 나면 장애인 자녀는 노숙인 된다"... 오체투지 나선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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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장가센터 조회 2,005회 작성일 23-11-17 18:02본문
경남장애인부모연대 '완전한 통합사회 염원 결의대회'... 200여명 참여
23.11.17 14:12
최종 업데이트 23.11.17 14:12▲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는 17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통합교육권-노동권 보장 결의대회'에 이어 오체투지를 벌였다. | |
ⓒ 윤성효 |
장애인부모 200여명이 '발달장애 차별 멈춰'를 외치며 세 걸음을 걷고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를 했다.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회장 윤종술)가 17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통합교육권-노동권 보장 결의대회'를 열고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15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을 돌며 결의대회·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경남은 두 번째로 열렸고, 오는 12월 7일 서울 국회 앞에서 마무리 된다.
장애인부모들은 발달장애인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당사자의 권리에 기반한 촘촘한 지원과 돌봄이 필요하다며 전국순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장애인부모들은 지난 6월 '발달장애인 참사를 끝내야 한다'며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오체투지를 한 바 있다.
결의대회는 (사)파란들발달장애인협회 '파랗다난타공연단'의 공연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되었다. 김산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경남장애인부모연대는 "전국에서 올해에만 장애인 가족 (동반)자살이 8건이나 발생했다"라며 "부모들은 자신이 죽고 나면 장애인 자녀들은 갈 곳이 없고, 노숙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과 불안 속에 산다"라고 밝혔다.
윤종술 회장은 "우리 자녀들이 우리가 없는 세상에서 혼자서 노숙하고 혼자서 지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서울역 노숙인의 절반은 발달장애인이라는 말이 있다. 노숙인시설에 있는 이들 중 3분의 2 가량이 발달장애인이라고 한다"라며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하느냐. 지금 사회구조에서는 부모가 없이 장애인 자녀들이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일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집단자살을 하고 있다. 자살은 잘못이고 자녀를 어떤 이유든 목숨을 끊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누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나"라며 "누구나 비장애인처럼 살고 노동하며 주거를 가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창원시-불교연합회장인 법안 스님(성주사)은 "가끔 일이 있어 서울역을 이용하는데 갈 때마다 마주치는 노숙인 한 분이 있다. 서로 마주치면 행복한 표정을 한다. 처음에는 저한테 관세음보살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스님이라고 하더라"라며 "알고 보았더니 장애를 갖고 있는 분이었다. 정신장애를 비롯해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하고, 장애인이라고 해서 시혜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법안 스님은 "장애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선진사회다"라며 "장애인과 부모들이 길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불행이고, 종교인들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라며 "장애인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인 주거, 교육, 일할 권리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는 17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통합교육권-노동권 보장 결의대회'에 이어 오체투지를 벌였다. | |
ⓒ 윤성효 |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노경석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2014년 발달장애인의권리보장및지원에관한법률이 제정됐고, 1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그 법 취지대로 되고 있지 않다"라며 "장애인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는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기업체 장애인고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담금 납부로 고용 의무를 대신하는 기업 대부분은 장애인 미고용 이유에 대해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지 못해서'라고 한다. 이런 답변이 절반을 넘는다. 장애인의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에 갖춰진다면 충분히 업무를 감당할 수 있고, 다양한 직무를 담당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시스템을 갖추려고 하지 않고 책임을 장애인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라며 "장애인 노동권을 보장하려면 일터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환경적인 장벽을 없애야 한다"라고 말했다.
허성무 전 창원시장(더불어민주당)은 "차별없는 세상, 통합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차가운 바닥에 온 몸을 부딪쳐서 투쟁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치가 그 역할을 다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정부는 재벌을 위한 정책은 잘하고, 그들의 세금을 깎아준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곳에 예산을 배정하는 데는 인색하다. 내년에 국가 예산이 2% 늘어남에도 어려운 이웃에 필요한 예산은 삭감한다"라고 말했다.
정혜경 진보당 창원의창지역위원장은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를 해주었다. 그런데 장애인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를 줄이는 게 통합사회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는 발달장애인이 지역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자립생활권을 보장하라", "국가는 통합교육의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 당장 교원수를 늘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실질적인 예산을 투입하여 양질의 통합교육을 보장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예산을 삭감했다. 심지어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사업의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사업에 대한 원상복구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개발하여 실질적인 발달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라"라고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경남도교육청 앞을 출발해 창원시청 옆 최윤덕 장군상 앞에서 돌아 경남도청 정문 맞은편까지 1.9km 구간에 걸쳐 오체투지를 했다.
▲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는 17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통합교육권-노동권 보장 결의대회'에 이어 오체투지를 벌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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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는 17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통합교육권-노동권 보장 결의대회'에 이어 오체투지를 벌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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