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수어통역 5명 배치한 TV방송 "앞으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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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장가센터 조회 2,213회 작성일 22-04-04 13:07본문
[인터뷰] 복지TV 홍순운 본부장, "지방선거 정책토론에도 수어통역사 5명 배치, 장애인 참정권 확대 기여할 것"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지방선거 토론에도 토론자 수만큼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방송사 '복지TV'가 20대 대선 토론회에 토론자 수에 맞춰 수어통역사를 배치해 '주목' 받았다. 홍순운 복지TV 본부장은 이 같은 시도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복지TV'는 소외계층을 위한 방송이다.
복지TV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0대 대통령선거 법정 토론회 가운데 2~3차 '정치분야' '사회분야' 토론 때 후보자별 1:1 수어통역과 자막 서비스를 제공했다. '모두의 시청권을 보장하는 수어통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자와 각 후보자 수에 맞춰 수어통역사 5명을 배치해 화면을 채웠다. 방송은 TV를 통해 생중계하고 이를 유튜브로도 전송했다.
▲ 복지TV 20대 대선 TV 토론회 방송 갈무리20대 대선 당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1차 토론 때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인재영입위원회 부단장이 유튜브 채널에서 수어통역사 5명을 배치한 방송을 선보이면서 1:1 수어 통역이 시작됐다.
'복지TV'가 바통을 이어 받아 2, 3차 대선 토론 때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토론자별 수어 통역을 실시했다. TV 방송에서 수어통역을 실시한 건 '복지TV'가 최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복지TV'의 수어통역 토론을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간 선거 방송 때 수어통역사가 배치되긴 했으나 장애인 입장에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논쟁이 격해질 때 두 후보자가 동시에 말을 하고, 여기에 사회자까지 개입해 3명이 되면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알기 힘들다.
홍순운 본부장은 “각종 선거 때마다 수어통역사가 한 명만 나와서 하다 보니 장애인 입장에선 각 발화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고 불편해 했다”며 “그동안 장애인 단체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지상파 3사를 비롯한 방송사들은 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해왔다. 그런 와중에 우리가 이 서비스를 해보자고 얘기가 돼서 두번째 토론부터 생방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장애인 단체가 수어통역 방송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는 '선거방송 화면 송출 시 2인 이상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주요 방송사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기술적 이유' '화면 가림 문제'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 같은 시도를 하지 않았다.
▲ 복지TV 지방선거 정책토론 갈무리'복지TV'의 수어통역 방송은 실시간으로 토론 중계 화면을 재전송 받은 다음 복지TV 스튜디오에 위치한 다섯명의 수어통역사가 이를 보고 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화면에는 토론화면과 함께 수어통역사들이 어느 후보를 담당하는지 표시하며 수어통역을 전달했다. 홍순운 본부장은 “이런 시도의 방송이 세계 최초라고 한다”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등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복지TV'는 이 같은 시도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다. 홍순운 본부장은 “최근 원내 4당이 참여하는 지방선거 정책토론회를 MBC가 주최했다”며 “그 영상을 우리가 받아서 동시에 수어통역 생중계를 했다. 앞으로 남은 토론회도 1:1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순운 본부장은 “시설, 인력 등이 열악한 상황인데 소외계층을 위한 수어통역 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이 됐으면 하는 기대감과 바람을 갖고 있다”며 “현재 IPTV, SO 등 플랫폼마다 채널 번호가 제각각이라서 찾아보기 힘든데 55번으로 통일이 필요하다. 채널 번호 통일 요청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순운 본부장은 “수어통역에 대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공감이 높아지고,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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