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장애인을 위한 농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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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장가센터 조회 2,369회 작성일 20-12-08 09:08본문
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시다 백경학 외 14인 지금/부키 펴냄
우리나라 장애인은 약 260만 명이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크게 부족하다. 장애인 취업률은 15.7%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집에 머문다고 한다. 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녀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령의 부모 노후를 걱정하는 자녀도 그 마음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애인과 고령의 노인이 될수록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사회적 돌봄이 작동하는 케어팜(Care Farm)의 일종인 스마트팜이 떠오른다.
스마트팜은 온실농업에 IoT와 AI 기술 등을 접목해 작물에 필요한 환경을 컴퓨터로 측정하고 통제하는 자동화 농장을 말한다. 케어팜은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발달장애인 등 장애인과 치매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로 운영함으로써 그들이 소득을 얻도록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산다면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성취감과 자존감도 얻을 수 있다. 케어팜은 농업과 복지가 결합된 장애인 일터이자 치유 공간이다. 또한 미약하나마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공동화하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활력소다. 아무리 그래도, 발달장애인과 치매 노인이 어떻게 농장 일을 할 수 있느냐고 궁금해 할 것이다. 사람은 모종을 심거나 작물을 운반하는 등 단순한 일을 맡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
책은 사회복지재단 푸르메재단이 농·복(農福)이 결합된 유럽과 일본의 선진 사회적 농업 모델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내놓은 보고서다. 풍부한 현지인의 경험담과 사진이 곁들여있다. 혹자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들어가는 케어팜이 과연 비용대비효과가 있느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을 시도도 않고 포기해선 안 된다. 유럽에 케어팜이 3000개가 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